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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민밤 입니다.
오늘은 서칭 포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 2011)을 리뷰할까 합니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JTBC에서 방영했던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란 프로그램 때문이었습니다.
대한민국 가요계에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을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굉장히 재밌게 본 프로그램 이었는데 문득, 왜 슈가맨이라고 부르는 걸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바로 이 영화, 서칭 포 슈가맨 때문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제일 처음에 나오는 노래가 바로 주인공 로드리게즈의 ‘슈가맨(Sugarman)’ 입니다. 찾아보니 마약딜러를 은유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영화 내에서는 주인공 로드리게즈를 지칭합니다.
언제 한번 영화를 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언급되었던, 차트를 달리는 남자에서 영화가 된 실화 편에서 서칭 포 슈가맨도 소개되는 것을 보게 되었고 다시금 궁금증이 일어 결국 보게 되었습니다.
단 두 장의 앨범만 내고 사라진 슈퍼스타, 시스토 로드리게즈를 열성팬 두명이 직접 찾아나서는 이야기입니다. 줄거리만 간단하게 읽었을 때, 슈퍼스타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인지, 결국 슈가맨을 찾은 것인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 아래 글 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70년대 초,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Cold Fact라는 앨범이 엄청난 사랑을 받게 됩니다.
당시 남아공의 시대상황과 맞물려 그의 음악은 저항을 상징하는 노래가 되었고, 남아공 정부에서 금지까지 하지만 금지하면 더 불타오르는 법. 사람들은 더더욱 그의 음악을 사랑했습니다.
재밌는 것은, 남아공의 모두가 이 노래를 알고 모두가 앨범을 갖고 있지만 아무도 이 가수가 누구인지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저 전설처럼 그가 무대 위에 서서, 관중들 앞에서 분신 혹은 권총으로 자살 했다는 소문이 돌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걸 목격했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아는 거라곤 그저 미국인이라는 것과 앨범 표지에 적힌 로드리게즈 라는 스페인식 이름과 히피 같은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사진 뿐.
더욱 재밌는 것은, 이 앨범은 히트는커녕 단 6장만 팔렸을 뿐 처참하게 망했다는 것입니다. 명곡들이 수록된 앨범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었고 산 사람은 앨범 제작자와 그의 아내, 그의 딸 등등...단 6장만 팔렸다고 합니다...그렇다면 이 앨범이 도대체 어떻게 어떤 경로로 남아공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영화에서 간단히 설명이 나오긴 하지만, 그것도 들은 이야기라 정확한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어쨌든 남아공에 그의 앨범이 들어오게 되었고, 그 앨범이 맘에 들어 사려고 했지만 살 수가 없어서 복사본을 돌리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레코드샵을 운영하는 열성팬 1호 스테판은 친구와 이야기 하다가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친구는 남아공에서 태어난 여성으로 결혼해서 미국 LA로 이민해서 사는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서 미국에서는 이 앨범을 아무데서도 팔지 않고 심지어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남아공에서 그의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다, 미국에서 발매한 앨범이니 당연히 미국인 모두가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 입니다.
이 후 시간이 흘러 남아공의 레코드 회사에서 1996년 로드리게즈의 두 번째 앨범 Coming From Reality가 나오게 되어 스테판은 북클릿의 공동해설을 요청받게 되었고, 거기에 그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사람이 없냐는 질문을 던지는 글을 씁니다. 그리고 이를 본 음악 저널리스트인 열성팬 2호 크레이그는 그 글을 보고 본격적으로 로드리게즈를 찾기 시작 합니다. 그를 찾기 위한 많은 그리고 긴 여정 끝에 드디어 진짜 로드리게즈에 대해 이야기 해줄 사람. Cold Fact 앨범의 프로듀서를 찾아 통화를 하게 되었고, 그와 크레이그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그리고 크레이그는 마침내 가장 듣고 싶었던 질문을 하게 됩니다. “로드리게즈는 어떻게 죽었나요?” 크레이그는 예상이나 기대와 전혀 다른 대답을 듣게 됩니다.
바로 그가 살아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영화는 굉장히 극적이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데, 얼떨떨한 기분으로 영화의 후반부에 들어서면 또 다른 진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바로 로드리게즈의 삶 입니다. 마침내 찾아낸 그와 그의 지인들에게서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앨범이 망한 후 지난 40년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에 대해서 듣게 됩니다. 그의 직업, 가치관, 그의 소울....바로 그의 인생에 대해서 말 입니다.
“단지 그들이 가난하고 가진게 없다고 해서, 그들의 꿈이 크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로드리게즈의 장녀가 한 말 입니다. 영화의 후반부는 로드리게즈의 개인사를 통해, 그가 살아온 열정적 삶을 통해 감동 받고,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어떤 것이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며 끝에는 제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기도 합니다.
음반제작자부터 시작해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그의 음악, 그가 쓴 가사에 감탄하고 칭찬하며, 로드리게즈의 앨범이 히트를 쳤다면 엘비스 프레슬리를 능가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합니다. 영화 내내 틈틈이 그의 음악들이 나오는데 뭔가 편안하게 앉아서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그런 음악입니다. 목소리도 좋고 가사도 좋고 정말 왜 히트치지 못했을까 의아해집니다.
앨범이 히트치지 못했던 이유는, 영화에서는 짧게 지나치지만 ‘로드리게즈’라는 스페인식 이름 때문이라고 나왔습니다. 스페인식 이름이라는 것은 곧 그가 라틴계(남미) 사람임을 의미하고 (실제로 멕시코계 미국인) 1971년 당시 라틴음악은 인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름만으로도 그것을 추측했던 사람들은 그냥 앨범을 사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라틴계 음악에 대한 편견 혹은 차별 때문이었던 것 입니다. 다른 이유였다면 좋았겠지만 씁쓸하게도 그러했습니다. 남아공에서는 당시 인종차별 정책 등 사회체제에 저항하며 이 음악을 사랑했는데 말 입니다. 생각할수록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주인공인 그가 별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자료화면이나 그런 것에서는 많이 나오긴 하지만, 관계자들이나 그의 딸들의 인터뷰도 나오지만 그 자신이 직접 이야기 하는 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그의 관점에서의 이야기도 많이 듣고 싶었는데, 과묵하고 인터뷰 라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많이 어색한 것 같습니다. 아쉽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것 같고 또 그가 신비롭게 느껴집니다.
자신이 슈퍼스타인지도 모른 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온 남자와, 죽었다고 생각한 슈퍼스타를 드디어 만나게 된 팬들. 죽었다고 생각했던 스타가 살아 돌아와 콘서트를 연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양쪽 모두에게 아주 특별하고 또 행복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한번이라도 누군가의 팬이 되어본 사람이라면 더욱 깊이 공감하며 이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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