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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민밤입니다.

오늘의 리뷰 영화는 고등학생 소녀들과 한 소년이 빅 밴드 재즈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성장영화, 청춘영화.

스윙걸즈 (スウィングガ-ルズ: Swing Girls, 2004)입니다.



왜 스윙걸즈인가 싶어 검색을 해봤더니, '스윙(swing)'은 '흔들거리다'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으며, 재즈 연주의 규칙적으로 되풀이되는 약동적인 리듬감을 말한다고 합니다. 재즈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스윙걸즈는 제가 한참 DVD를 사모으기 시작했을 때 뭔가 소장용으로서 가치 있으면서 재미있는 게 없을까 싶어 뒤져보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워터보이즈를 다시 보고 싶어 인터넷에 검색했다가 그 감독의 작품이라며 추천하는 글을 보게 되어 내용도 모르고 그냥 여자버전 워터보이즈다 라는 말에 덥썩 DVD를 사버렸었습니다. 물론 후회는 없었고 지금까지도 가끔 생각나면 꺼내보는 영화입니다. 보고 나면 유쾌하고 계속 보고 싶어지는 영화 입니다.


우에노 쥬리를 처음 보게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예쁘고 연기도 잘하고 사투리도 너무 자연스러워서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간중간 코믹하게 연출되는 부분이 없었더라면 정말 토모코라는 소녀가 실존하는 거 아닌가 착각했을 정도로 우에노 쥬리라는 배우와 토모코라는 역할이 싱크로율이 정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 아래 글 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여름방학 수학 보충수업을 받고 있는 소녀들로부터 시작합니다. 더운 여름에 선생님도 귀찮아하며 수업을 하고, 소녀들도 거의 수업을 듣지 않고 딴 짓을 합니다. 창가에 앉아 지루함에 하품을 하던 토모코는 운동장에 야구부 응원을 가기 위해 한참 바쁜 취주악부를 보며 부러워합니다.


취주악부는 점심에 먹을 도시락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경기에 늦을 것 같아 그냥 출발해버리고, 뒤늦게 도착한 도시락 배달부가 당황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토모코는 지겨운 수업을 빠지기 위해 잔머리를 굴려 선생님에게 취주악부와 도시락 배달부를 걱정하는 척, 보충 수업을 듣던 자신과 소녀들이 도시락을 가져다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설득합니다.

그렇게 보충수업을 듣던 소녀들은 다 같이 취주악부에게 도시락을 갖다 주는데, 가져다주는 과정에서 도시락이 상해버려 취주악부 전원이 그만 식중독에 걸려 병원에 실려 가게 되었고, 야구부의 다음 시합까지 다 나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토모코와 소녀들이 취주악부를 대신하게 됩니다.


악기를 한번도 다뤄본 적이 없던 이 소녀들은 연주는커녕 악기로 장난을 치기 바쁩니다.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악기로 장난치는 장면을 넣을까 말까 고민 했지만, 결국 넣었다는 감독의 코멘트를 본 적 있는데 잘 넣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악기로 장난을 치지만 나중에는 악기를 애지중지 하는데 그들의 음악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취주악부를 하기에는 인원이 부족해서 고민하다 빅밴드 재즈를 하기로 결정하는데 이들은 처음에는 엉망진창이고 심지어 악기를 불지도 못 합니다. 폐활량이 부족해 소리가 전혀 안 나서 체력훈련부터 시작합니다. 유일하게 식중독에 안 걸린 취주악부 부원인 나카무라의 지도 아래 달리기도 하고 윗몸일으키기도 하며 힘들지만 결국 악기의 소리를 내는데 성공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소녀들.


하지만 하필(?) 이때 취주악부 부원들이 식중독이 다 나아 퇴원을 해서 돌아오게 됩니다. 억지로 시켜서 하게 된 것이지만 이미 애정을 가지게 되어버린 소녀들은 그만두고 싶지 않지만 자존심 때문에 괜찮은 척 하며 어차피 하고 싶지도 않았다며 취주악부에게 부실도 악기도 돌려주고 그냥 나와버립니다. 이 때 소녀들이 학교를 나와 전부 울음을 터트리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보는 제가 더 억울하고 뭔가 뺏긴 느낌이 들어 속상하지만 그 장면을 아주 재밌게 그려내어 웃음이 나게 만듭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마음을 감출 수 없던 토모코. 악기에 대한 애정과 재미를 느껴버린 토모코는 결국 몰래 집에 있던 컴퓨터와 게임기를 팔아 중고 악기를 사버리게 됩니다. (처음 영화 볼 때는 그저 웃었는데 지금 와서 다시 보니 토모코네 어머니 완전 속 터졌을 것 같습니다.) 중고로 산 악기는 아주 낡고 또 낡았지만 소리도 잘 나오고 그저 너무나 기쁜 토모코. 강가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맞은편 강가에 혼자 키보드 연습을 하고 있는 나카무라를 발견하게 되고, 자신만이 빅 밴드 재즈를 계속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들에게는 험난하지만 보는 사람은 웃긴 갖가지 여정을 넘어 결국 여차저차 중고 악기를 구입하고 연습도 하게 되는 소녀들.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잘리기도 하고, 연습 장소를 못 구해서 쫓겨나기도 하고, 재즈를 가르쳐 줄 선생님을 만나기도 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연습할 곳이 없어 노래방에서 연습하는데, 쫓겨나기 전 토모코의 억울한 표정이 압권 입니다. 정말 진심으로 억울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보면서 저래가지고 정말 빅 밴드 재즈를 할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들기도 하는데, 나중에는 꽤 제대로 된 음을 내고, 대회에 나가기도 합니다. 연주하는 장면들을 아주 좋아하는데, 흥도 나고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지 짐작이 갈 정도로 훌륭한 연주를 보여줍니다. 비하인드 영상을 보면 캐스팅 된 순서대로 악기 연습을 계속 했는데, 주인공 역인 우에노 쥬리가 가장 늦게 캐스팅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가장 늦게 시작을 하다 보니 따라가기 벅찼다고 합니다.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힘들었다고 합니다. 비하인드 영상에 우에노 쥬리가 속상해서 우는 장면도 들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만 봤을 때는 그런 줄 전혀 몰랐어서 많이 노력했구나 싶어 어쩐지 대견해지고 응원하고 싶어졌었습니다.


아무튼 재즈 문외한에게 재즈 영업할 수 있는 영화. 다른 건 몰라도 재즈가 엇박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준 영화. 열정과 천진난만함이 겹쳐져 보는 내내 보는 사람을 유쾌하게 하는 스윙걸즈. 단순하게 재미도 있지만, 그들의 열정이 전해져 보는 사람도 힘을 얻게 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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