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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민밤 입니다! 지난 포스팅에 이어 이번에도 아쉽게 크리스마스 추천에서 탈락한 영화 두 번째 순서 입니다. 바로 8번가의 기적 (Batteries not included, 1987)입니다.



얼마 전부터 '예전에 그런 영화가 있었는데~', '다시 보고 싶다~'해서 찾아보게 된 영화입니다.

어릴 적에 자주 TV에서 방송 해줬던 것 같은데, 매번 나오는 유에프오 가족이 귀여워서 뚫어져라 봤던 기억이 납니다. 문제는, 그 유에프오 가족만 생각이 나서 뭔가 굉장히 밝고 예쁜, 동화 같은 이야기 일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다시 보니 마냥 동화 같은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아니, 동화가 맞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절대 반짝반짝 어여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암울한, 현실에 있을 법해서 더 우울하고 답답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뉴욕 빈민가 한복판에 있는 낡은 건물입주자들의 땅을 사들인 레이시라는 인물이 재개발을 위해 입주자들을 쫓아내려 동네 양아치들을 동원합니다.

그들은 매일같이 찾아와 괴롭히고 억지로 돈을 쥐어주며 이주비라며 받으라고 성화입니다. 폭력에, 폭언에, 성희롱, 문이나 물건들을 다 부수기까지. 입주민들은 쥐어주는 돈을 절대 받지 않고 아파트에서 나가기를 완강히 거부합니다.


남은 입주민 중 한 노부부가 더 이상 못 버티겠다며 노인시설로 떠나게되고...남은 입주민은 치매 걸린 할머니 페이와 그녀의 남편인 오래된 식당을 운영하는 할아버지 프랭크, 임신한 채 애인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마리사, 안 팔리는 무명 화가 메이슨, 은퇴한 복서 해리까지. 각자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살아가는데, 어느날 페이 할머니는 밤에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잠에서 깨, 포스터에 나오는 문제의 그 유에프오처럼 생긴 요상한 기계 생명체(?)가 집안을 날아다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 양아치들이 부숴놓은 문, 유리, 물건 등이 다 새것처럼 고쳐져 있는 것을 발견한 주민들. 하룻밤 사이 이 요상한 생명체에 대한 이해를 끝낸 페이 할머니는 그들의 취미가 고치는 것이라고 말해줍니다. 그들은 그 대신 이 아파트에서 전기와 금속을 먹습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새끼까지 낳게 됩니다. 겉모습은 기계인데, 새끼를 낳다니?!

주민들은 이 놀랍고 요상한 생명체를 중심으로 주민들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가깝게 지내게 됩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외계인 가족, 오랫동안 함께 산 부부, 혹은 이웃, 아파트라는 공동체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이야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오래된 영화이기 때문에 구도나 연출 같은 것들은 꽤 평면적이고 단조로운 느낌입니다. 어릴 때는 재밌게 봤던 것 같은데, 다시 보니 좀 많이 지루한 영화 였습니다.


맨 위에 이 영화가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썼는데, 그 이유가 허무한 결말 때문입니다. 입주자들의 이야기는 진부하지만 그래도 좋은 내용인데, 마지막에 모든 문제가 힘들이지 않고 쉽게 해결되는 부분이 동화와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이런 느낌입니다.


외계 생명체는 아마도 스톱모션으로 제작된 듯 보였습니다. 아기 외계인이 나오는 장면에서 뚝뚝 끊기며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습니다. 그 당시 기술의 한계였겠지만, 나름 매력이 있습니다. 오히려 이걸 스톱모션으로 했다니 차라리 뭔가 이 캐릭터들만으로 다른 이야기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라 좀 아쉬워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원제는 Batteries not included 인데, 배터리 포함 안됨이라는 뜻입니다. 아마 이 제목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 같아 8번가의 기적이라는 제목을 지은 듯 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억의 영화, 8번가의 기적. 감상 결과 나쁘지 않았지만 그냥 추억으로 남겨뒀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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