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팬서 (Black Panther, 2018)
안녕하세요, 스민밤 입니다.
여러가지로 바빠서 이제야 블로그를 재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마지막 포스팅이 2월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5월이 되었는데, 시간 정말 빠른 것 같습니다. 사실 어벤져스3 개봉을 대비해서 모든(!) 마블 영화를 리뷰 해볼까 했었는데 그 때문에 너무 큰 부담을 느껴서 빈둥거리다가 이렇게 시간이 지나버린 것이랍니다.
일단 오늘은 블랙 팬서 (Black Panther, 2018) 리뷰 하겠습니다.
사실 블랙 팬서를 보러 가야할까 개봉하는 날까지도 고민 했었습니다.
마블 영화는 몇 편 빼고는 전부 본 상태이고, 얼마 전 개봉한 어벤져스3 : 인피니티 워를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던지라 더 재밌게 즐기기 위해서는 어쩐지 블랙 팬서를 보러 가야할 것 같은데, 딱히 많이 끌리지는 않았기 때문 입니다.
블랙 팬서에 기대를 가지기에는 지금까지 마블 영화를 본 것을 돌이켜 생각했을 때 기대치만큼 만족이 된 횟수보다 불만족한 횟수가 더 많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돌이켜 볼 때, 재미보다 피곤함이 앞서는 경험을 몇 번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인피니티 워를 몇 년이나 기다렸으니 모든 작품과 캐릭터를 이해하고 보고 싶었고, 마블은 1편만큼은 재밌게 잘 뽑는다는 믿음이 있어 결국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캡틴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 블랙팬서를 처음 본 것 같은데, 블랙팬서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지금 관점에서 볼 때, 블랙팬서는 베일에 쌓인 배경 때문에 의도적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시빌 워에서 트찰라에게 받은 인상은 오직 아버지에 대한 복수 뿐이고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엄청 강하다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 아래 글 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블랙팬서의 이야기는 와칸다가 어떻게 와칸다가 되었는지, 어떻게 와칸다에서 비브라늄(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금속)이 생산되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부터 나옵니다. 비브라늄 운석이 아프리카에 떨어졌고 그 운석이 아프리카에 생태를 바꿔놓았으며, 후에 5개 부족이 그곳에 정착했고 와칸다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어느 날 한 전사이자 주술사였던 이가 표범의 여신 바스트의 계시로 심장모양의 허브를 먹고 초인의 힘을 얻게 되었고 왕위에 올라 첫 번째 블랙팬서가 되었다고 합니다. 5개 부족 중 4개 부족(머천트, 보더, 리버, 마이닝)은 모두 왕을 따랐지만 자바리 부족은 따르지 않고 산으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대외적으로 와칸다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데 원조조차 받지 않는 이상한 나라로 통하지만, 사실 와칸다는 비브라늄을 이용해 다른 어느 나라보다 과학적으로 발전된 나라라는 설정입니다. 비브라늄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왔습니다.
시빌 워의 이야기에서부터 이어져, 주인공이자 와칸다의 왕자인 트찰라가 왕위를 계승하게 되는데, 이 왕위 계승식에서 다양한 아프리카 문화를 보여주는데 굉장히 멋있게 나옵니다. 아프리카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워낙 많은 부족이 있다고 하니 아마 그 수만큼 다양한 문화가 있을 테지만 그 중에 단 하나도 제대로 모르는 셈 입니다.) 가끔 헐리웃 영화에서 아시아라고 하면서 묘사한 것들을 보면 무슨 이것저것 짬뽕된 이상한 혼종이 되어있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심한 경우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이상한 판타지가 되어있음) 블랙팬서에서 나오는 와칸다를 보면서 멋있긴 한데 혹시 아프리카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일까 신경이 쓰였습니다. 영화를 본 직후에 본 샘 오취리씨 인터뷰를 보니 좋았다고 한 걸 봐서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의 의견이 모두의 의견은 아니겠지만)
트찰라는 왕위 계승식을 마치고 왕이 되는데, 왕이 되자마자 율리시스 클로라는 인물이 영국 박물관에서 훔쳐 미국인에게 판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고, 장소는 한국이라고 합니다. 율리시스 클로는 30년 간이나 와칸다의 골치덩이였고, 보더 부족 족장인 와카비의 부모를 죽이기까지 했어서 그를 처리하기로 결정합니다.
일단.....스포를 피하기 위해 정말 아무 정보도 없이 영화를 보러 갔기 때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네? 한국? 아니....거기서 왜 나와...? 깜짝 놀랐었습니다. 게다가 부산? 수산시장? 엥 웬 뒷문? 카지노??? 이런 흐름으로 아까 위에서 이야기 했던 이상한 아시아 묘사가 바로 거기 있더랬습니다. 그 뒤에 나오는 추격씬은 좋았습니다. 물론 다 부수고 다녀서 남의 나라에서 무슨 민폐를 저지르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들긴 했는데 사실 헐리웃 영화 볼때마다 늘 하던 생각이라....아무튼 부산 추격씬은 야경도 화려해서 좋았습니다.
아무튼 결국 율리시스 클로를 잡는데 성공하지만, 곧 다시 놓치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진짜 빌런이 등장 합니다. 바로 에릭 킬몽거입니다. 그는 율리시스와 한팀이었는데 비브라늄을 손에 넣자 배신합니다. 그의 시체를 가지고 와칸다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와칸다를 충격에 빠트리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와칸다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와칸다 어와 특이한 억양의 영어를 구사하는데, 서양에 한번도 침략 당한 적 없는 아프리카인들이 어떤 영어 발음과 억양을 구사할까 열심히 연구해본 결과라고 합니다. 또한 트찰라는 온화한 성격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마찬가지로 침략 당한 적 없는 나라에서 살았기 때문에 마초스러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블랙팬서에서 끊임없이 대립하는 주제가 바로 와칸다라는 나라를 외부에 개방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이며 즉, 세계에 흩어져 고통 받고 있는 흑인들을 외면할 것인가, 고통을 준 자들에게 복수하고 그들을 지배할 것인가 같습니다.
그리고 이를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주인공 트찰라와 빌런 킬몽거 입니다.
사실 이 주제는 민감한 사항이고, 다양한 의견과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겠지만 식민지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이 보기에, 아니 제가 보기에 킬몽거는 빌런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빌런이라기에는 너무 맞는 말만 해서, 처음에 빌런인지도 몰랐습니다. 나중에 전쟁 일으키겠다고 하는 부분에서야 아 빌런이었구나 했습니다. 트찰라는 계속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어하는데 트찰라의 방식도 맞지만 답답했습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미국에서 만든 영화가 그렇지...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전쟁 일으키겠다고 하는 부분만 없다면 저는 그냥 와칸다 국민이었으면 킬몽거 지지했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블랙팬서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빌런까지 다 좋았습니다. 트찰라, 공주인 슈리, 최정예부대인 도라밀라제, 장군인 오코예, 워독 나키아, 음바쿠, 계속 여기저기서 무시당하고 채이는 로스, 나쁜 미친놈 율리시스 클로...그리고 특히나 킬몽거까지 말입니다. 직접 영화를 보시고 캐릭터들 매력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